명문대학의 꿈, 중학교 때 결정됩니다.
첫째, 전문적인 진학 코칭의 필요성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A학생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어느 대학에 지원할 생각이니?
- 잘 모르겠는데요.
지원학과는 결정했니?
- 아직 못 정했어요.
1년 밖에 안 남았는데 아직?
- 토플 점수 나온 것 봐서 정하려고요.
다음에 어른이 되면 무슨 직업을 갖고 싶니?
- 아직 생각 안 해봤는데요.
중학교 2학년 B학생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어떤 대학 가고 싶니?
- 좋은 대학이요.
좋은 대학이 어떤 대학인데?
- 음~, 저~ 생각이 잘 안 나요.
좋은 대학에서 너를 뽑아줄까?
- 음~ 고등학교 가서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요?
또 다른 중학교 1학년 C여학생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어떤 대학 가고 싶니?
- 최소한 연고대는 가야죠.
3년 특례로 연고대 가지 쉽지 않은데 자신 있니?
-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 여학생은 6학년 여름방학 때 영어실력을 키우기 위해 엄마한테 졸라서 한국의 민사고에서 주최하는 3주 짜리 영어캠프에도 참가했다고 합니다.
고2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 대학 갈 준비는 고등학교 때부터 해도 된다는 느긋한 중학생, 중1때부터 연고대를 목표로 실력을 다져나아가는 학생, 누가 공부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뻔한 질문이죠.
저는 C학생에게 연고대가 아니라 서울대를 목표로 공부하라고 권장했습니다.
해외에서 서울대를 꿈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서울대 응시는 재외국민 전형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수시모집에 응시하여 한국의 최우수 학생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한국의 최상위 학생들과 경쟁하려면 그들의 실력과 현재 본인의 실력과의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지 구체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고,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학습과정이 필요하며 어느 정도의 준비기간이 소요될 것인지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진학 코칭이 가해진다면 C학생에게 서울대가 불가능의 꿈은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의 해결방안을 찾아내는 것이죠.
내신관리, 과목별 학습전략, 맞춤형 스펙 준비 및 이에 따른 학습기술, 시간관리 기술 등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요소들에 대한 전문적 관리와 코칭이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교는 최소한 중학교 때부터 이런 진학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통계에 의하면 중학교 때 아무 생각 없이 펑펑 놀다가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갑자가 공부를 잘 하게 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중학교 때 반드시 진학 목표가 설정되고 공부 습관이 길러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둘째, 분명한 진학 목표 설정의 중요성
언젠가 TV에서 연어의 일생을 다룬 다큐를 본 적이 있습니다. 연어의 부화에서부터 산란과정을 취재한 내용이었습니다. 연어는 산란을 위해 모천회귀(母川回歸) 본능에 따라 안전한 산란장소를 찾기 위해 바다에서 민물로 수 천km를 이동해야 합니다. 대양을 횡단하며 폭풍우를 무릅쓰고 강줄기를 따라 거센 물살을 헤치며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연어가 사람도 아니고,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폭포도 만나고 물을 막은 보를 통과해야 하는 역경도 따르지만 번식을 위한 안전한 산란처를 찾는 일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야말로 간난신고(艱難辛苦)의 여정입니다. 종족번식이라는 일생일대의 확고부동한 목표를 가진 연어는 온갖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안전한 산란 장소에 이르러 결국 산란의 임무를 완성해 냅니다.
우리 자녀들을 아무런 목적 없이 이리저리 떠다니는 빈병처럼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안전한 산란이라는 본능적 목표가 코딩 돼 있는 연어처럼, 자녀들의 마음속에 자아 성취감, 대학 진학의 꿈 등 공부에 대한 확고부동한 목표의 씨앗을 심어줘야 합니다. 그 목표의 씨앗이 마음속에 살아 있는 학생들은 억지로 시키거나 잔소리 하지 않아도 연어처럼 지루하고 험난한 학습과정을 능히 이겨내며 명문대 합격의 꿈을 반드시 이뤄낼 것입니다.
공부든 일이든 먼저 목표부터 정해 놓고 덤벼야 합니다. 꼭 명문대가 아니어도 각자의 특성에 맞는 진학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공부해야 합니다. 아직 미성숙한 단계에 있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목표의 씨앗을 뿌리고 성장하도록 관리하는 일입니다. 학교가 이 사명을 해내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 학교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전문적 학습관리시스템과 노하우가 갖춰진 학교라야 가능합니다.